내가 다시 태어나면
---- 詩/ 산중여인 주경자 ,
혹시라도
혹시라도 말입니다
내가 죽어서
다시 사람으로 태어난다면
그때도 나는 꼭 여자로 태어 날 것입니다
그래서 어느 부잣집
여인처럼 호화로운 주택에서
화장대 앞을 아기자기하게 꾸며
부족한 것 없이 다 채워 놓고
사모님 대접 받는
여인이 아니라도 좋고
어느 명성 높은
유명인의 아내가 아니라도 좋습니다
가난 하지만 지금처럼 이렇게
상한 몸이 아닌, 성한 몸으로
가고 싶은 곳 마음 데로 가 보고
하고 싶은 것 마음껏 해 볼 수 있는
그런 여인으로 살고 싶습니다
봄이면 산에 올라가
고사리 꺾어 조물조물 나물 무치고
흐르는 물가에 돌미나리도 캐어다가
상큼한 봄나물 무쳐 임의 밥상에 올려놓고
텃밭에는 상추 심고 화단에 꽃나무 심어
눈부신 아침 햇살에 콧노래 불러가며
내 발로 사뿐 사뿐 걸어서
사랑하는 내님 아침밥을 지을 수 있는
그런 자유로운 여인으로 살고 싶습니다
혹시라도
혹시라도 내가 죽어서
다시 여자로 태어난다면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