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림 1주일 강론
+ 평화를 빕니다. 송파동 교우여러분 잘들 계시죠? 저희 사제들도 교우들을 위해 매일 미사를 봉헌하며 성당을 잘 지키고 있습니다.
다들 아시다시피 11월 22일 우리 본당 교우 중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였습니다. 그 교우분께서는 11월 19일(수) 10시 미사에 참석하셨습니다. (참고로 역학조사 기간은 11월 16일(월)부터 적용된다고 합니다) 이어 보건소에서 나와서 우리 본당의 방역지침 준수 여부를 조사한 결과 아주 모범적이라는 평가를 받았고 29일 주일미사를 해도 별 무리가 없겠다고 하였습니다. 그러나 긴급회의를 통해 우리 스스로 12월 1일(화)까지 미사를 중지하기로 하였습니다. 다행히 지금까지 추가 확진자가 나오지 않았습니다. 교우 여러분 그 누구도 코로나 확진자가 되기를 원치 않고 다른 이들에게 피해를 주고 싶어하지 않습니다. 어쩔 수 없이 일어나는 이 상황들을 신앙과 사랑의 마음으로 받아들여 주시길 바라며, 특별히 고통 중에 있을 확진 교우를 위로해주시고 쾌유를 위해 기도해 주시기 바랍니다. 우리 송파동 성당 공동체의 저력을 보여줍시다.
대림절이 시작되었습니다. 대림절의 절은 마디, 특히 대나무의 마디를 뜻합니다. 대나무의 마디는 일시적으로 성장을 멈춘 것입니다. 성장을 멈추고 기다리면서 힘을 모으는 것이죠. 이때 생기는 울퉁불퉁한 마디는 대나무가 휘지 않고 곧게 성장하도록 해줍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드럼통은 처음에는 매끈한 통이었는데 약간의 충격에도 쉽게 찌그러졌습니다. 그래서 누군가가 대나무 마디에 착안하여 매끈한 드럼통에 마디를 넣어 만들었는데 그 결과 드럼통의 강도는 4배나 강해졌다고 합니다.
우리는 살면서 힘든 어려움이 찾아올 때가 있습니다. 이 힘든 어려움을 극복하려면 현실에서 잠시 멈춰서 인내하며 숨을 고를 필요가 있습니다. 바로 마디가 형성되는 것입니다. 마디의 시기는 회개와 각성의 시기입니다. 기다림과 숙성의 시기입니다. 그리고 이 마디의 시간을 지나 우리는 주님의 오심, 성탄으로 나아갑니다. 그렇게 대림시기는 주님의 오심을 기다리는 시기입니다. 다시말해 기다림이 대림시기의 주제입니다. 우리 민족은 원래 빨리 빨리의 민족이 아니라 은근과 끈기를 갖고 성실과 인내로 현실의 어려움을 극복해온 민족입니다. 우리 음식의 된장과 김치는 기다림 속에서 숙성되어가는 우리 민족의 모습을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특히 오늘날의 코로나19 상황에서는 마스크 착용과 거리 두기 등 삶의 불편함을 견디고 우리 모두가 기다림 속에서 숙성되어가는 시기입니다.
마디를 만드는 실천적인 삶의 모습으로 예수님께서는 오늘 복음에서 깨어있으라고 말씀하십니다. 오늘날 인간을 파괴하고 세상을 파괴하는 것이 무엇인지 분명히 깨달으란 말씀입니다. 지금의 코로나19 현실은 코로나로 인한 외적인 피해 보다 내적인 피해를 걱정하게 됩니다. 그것은 바로 인간성 그 자체에 대한 상실감을 뜻합니다. 왜냐하면 코로나19는 우리를, 아니 전 세계를 비웃고 있기 때문입니다. 마치 너희들이 항상 말하는 인간다움이 얼마나 발휘되는지 지켜보겠다는 것 같습니다. 인류는 지금 시험대에 올랐습니다. 거기에 져서는 안됩니다. 우리 모두 정신 차려야겠습니다. 무엇이 우리 사회를 유혹하고 파괴하려는 것인지 두 눈 똑바로 뜨고 있어야겠습니다. 교우여러분 우리 모두 힘냅시다 그리고 코로나19로 고통 받는 분들, 수고하는 분들을 위해 기도합시다. 거리두기 운동을 통해 몸은 잠시 떨어지지만 마음은 더욱 하나임을 느낍시다.그리고 대나무의 마디처럼 잠시 멈추고, 거리를 두고, 숨을 고르는 시간, 가족끼리 만나는 시간, 기도하는 시간을 가져보시기 바랍니다.
사랑하는 교우여러분 다시한번 어쩔 수 없이 일어나는 이 상황들을 신앙과 사랑의 마음으로 품어주시길 바라며, 특별히 고통 중에 있을 확진 교우를 위로해주시고 쾌유를 위해 기도해 주시기 바랍니다. 날씨가 추워졌습니다. 12월 2일에 다시 뵐때까지 모두 건강하시고, 이 시기를 잘 이겨내어 우리 모두가 참으로 기쁜 성탄을 맞이하도록 합시다. 기도와 사랑 안에 여러분과 늘 함께하겠습니다.
2020,11,29 주임신부 남학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