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은수자
성 바오로
(Paul)
바울로 · 바울루스 · 빠울로 · 빠울루스 · 파울로 · 파울루스 · 폴
성 파울루스(Paulus, 또는 바오로)는 228년경 상부 이집트의 테베(나일강 중류에 있는 고대 이집트 신왕국 시대의 수도로 오늘날의 룩소르[Luxor])에서 부유한 그리스도인 부모의 아들로 태어났다.
어려서부터 신앙교육과 일반교육을 충분히 받고 성장한 그는 15살 무렵에 부모를 잃고 고아가 되었다.
게다가 데키우스 황제(249~251년 재위)의 그리스도교 박해가 시작되자 그는 박해를 피해 누이의 소유지에 숨어 살았다.
그런데 이교도였던 처남(또는 다른 형제나 친척)이 그가 물려받은 많은 재산을 빼앗으려고 그를 그리스도인으로 법정에 고발하려는 음모를 알고는 집을 나와 광야로 피신하였다.
박해가 끝날 때까지 인적이 드문 광야에서 기도와 고행으로 지내던 그는 어느새 광야의 고독한 생활에 매료되었다.
그래서 박해가 끝난 후에도 광야에서 평생을 보낼 결심을 하고 자신에게 알맞은 은수 생활을 고안해 나갔다.
그는 43세까지 한 동굴에 머물며 그 옆에 있는 한 그루의 종려나무 열매와 샘물만으로 생활했다.
그런데 그 후 엘리야(Elias) 예언자와 같이 신비하게도 까마귀 한 마리가 매일같이 빵 반 조각을 물어다 주어 그것으로 일생을 보낼 수 있었다.
성 예로니모(Hieronymus, 9월 30일)는 라틴어로 “성 바오로 첫 은수자 전기”(Vita Pauli primi eremitae)를 썼는데, 그에 따르면 성 바오로가 죽음을 앞두고 있을 때 하느님의 특별한 섭리로 사막의 교부이자 은수자의 아버지로 불리는 이집트의 성 안토니오(Antonius, 1월 17일)가 90세가량의 고령에도 불구하고 그를 찾아왔다.
성 예로니모의 기록과 복자 야고보 데 보라지네(Jacobus de Voragine, 7월 13일)가 편집한 “황금 전설”(Legenda Aurea)에 따르면, 성 안토니오는 자신이 은수자의 삶을 사는 첫 번째 수도승으로 생각했다가 자기보다 더 거룩한 은수자가 있다는 것을 꿈에서 알게 되어 그를 찾아 나섰다.
성 바오로를 만나 두 사람이 거룩한 대화를 나누고 있을 때 식사 시간이 되자 까마귀 한 마리가 날아와 빵 한 덩어리를 떨어뜨리고 갔다.
성 바오로는 놀란 성 안토니오에게 “그동안 매일 빵 반 조각을 가져다주더니, 오늘은 손님을 돌보라고 그 양이 두 배인 빵 한 덩어리를 가져다주었다.”라고 말해주었다.
그리고 이어서 성 안토니오에게 자신을 위해 임종 기도를 부탁하고, 알렉산드리아의 성 아타나시오(Athanasius, 5월 2일) 주교가 성 안토니오에게 준 망토로 자신의 유해를 덮어달라고 부탁했다.
하느님의 특별한 계시가 그에게 있었음을 깨달은 성 안토니오는 서둘러 망토를 가지고 돌아왔는데, 이미 성 바오로는 기도하듯이 바위 위에서 하늘을 향해 양손을 펴고 무릎을 꿇은 상태로 죽어 있었다.
성 안토니오는 가져온 망토로 그의 유해를 둘러싸고 종려나무 밑에 매장해주려 했는데, 땅을 팔 도구가 없어 곤란해하고 있자 사자 두 마리가 나타나 땅을 파주었다고 한다.
성 바오로의 장례를 지낸 성 안토니오는 종려나무 잎을 꿰매 만든 그의 의복을 가지고 돌아와 중요한 축일, 즉 주님 부활 대축일과 성령 강림 대축일에만 그것을 입었다.
그러면서 그와 같은 거룩한 사람이 되겠다는 다짐을 했다고 한다.
성 예로니모의 기록에 따르면 성 바오로가 113세에 성 안토니오를 만났다고 하니 무려 90년 이상을 은수자로서 광야에서 산 것이었다.
그는 최초의 그리스도교 은수자로서 같은 이름의 다른 은수자와 구분하기 위해 ‘최초의 은수자 성 바오로’(Santus Paulus Primus Eremita)로 불리며 공경을 받고 있다.
옛 “로마 순교록”은 1월 10일 목록에서 최초의 은수자이자 16세부터 113세까지 사막에서 홀로 살았던 성 바오로의 천상 탄일을 테베에서 기념하는데, 천사들이 그의 영혼을 사도들과 예언자들의 무리 사이로 데려가는 것을 성 안토니오가 보았다고 적었다.
그리고 그의 축일은 1월 15일에 기념한다고 전해주었다.
그런데 제2차 바티칸 공의회 이후 1969년에 로마 보편 전례력을 개정하면서 그의 기념일이 보편 전례력에서 빠졌으나 축일은 선종한 날인 1월 10일로 옮겨서 계속 기념하고 있다. 2001년 개정 발행되어 2004년 일부 수정 및 추가한 “로마 순교록”도 1월 10일 목록에서 성 바오로가 수도 생활의 초창기부터 이집트의 테베에서 헌신적으로 수도 생활을 실천했던 은수자였다고 기록하였다.
한편 동방 정교회는 1월 15일에, 콥트 정교회는 2월 9일에 그의 축일을 기념하고 있다.
교회 미술에서 성 바오로는 야자나무 잎으로 만든 옷을 입고 매일 빵을 가져다주는 까마귀나 그의 무덤을 팠던 두 마리의 사자와 함께 묘사된다.♣
출처 (2건)
- 김정진 편역, 가톨릭 성인전(상) - '성 바오로 은수자', 서울(가톨릭출판사), 2004년, 327-329쪽.
- 야코부스 데 보라지네 저, 변우찬 역, 황금 전설 : 성인들의 이야기 - '성 바오로 은수자', 서울(일파소), 2023년, 148-150쪽.
가톨릭 용어 안내
성인(성녀)
순교자나 거룩하게 살다 죽은 이 가운데 훌륭한 덕행과 모범이 인정되어 공식적으로 성인품에 오른 사람. 넓게는 거룩한 사람, 곧 하늘나라(천국)에 간 모든 사람을 일컫기도 합니다.
대천사
하느님의 특별한 사명을 전달하기 위하여 파견된 천사를 뜻하며, 미카엘, 가브리엘, 라파엘 대천사가 있습니다.
복자(복녀)
가톨릭 교회가 시복(諡福)을 통해 신자들의 공경의 대상으로 공식 선포한 사람. 남자는 복자, 여자는 복녀라 합니다. 복자가 시성(諡聖)되면 성인(여자는 성녀)이 됩니다.
세례명
가톨릭 신자들이 세례 때 받는 이름. 좋아하는 성인의 이름을 골라 정하며, 일생 동안 그 성인을 수호자로 공경하며 그 덕행을 본받으려 애씁니다. 흔히 본명(本名)이라고도 합니다.
영명축일
가톨릭 신자가 자신의 세례명으로 택한 수호 성인의 축일. 대개 그 성인이 선종한 날이 축일이 됩니다.
성인 자료 출처: 가톨릭 인터넷 굿뉴스 · catholic.or.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