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순교자
성녀 페르페투아
(Perpetua)
벨벳뚜아 · 뻬르뻬뚜아 · 페르페뚜아
성녀 페르페투아와 성녀 펠리치타(Felicitas)와 동료 순교자 이야기는 초기 순교자들의 전기 중에서도 가장 감동적이고 인상적이다.
특히 “페르페투아와 펠리치타의 수난기”(Passio SS. Perpetuae et Felicitatis)는 여성 순교자인 성녀 페르페투아와 그녀의 하녀였던 성녀 펠리치타의 순교에 초점을 맞춰 기록한 가장 신뢰할 만한 기록으로 히포(Hippo)의 성 아우구스티노(Augustinus, 8월 28일)도 이 수난기를 자주 인용하였다.
이 수난기의 내용은 성녀 페르페투아가 감옥에 갇혀 직접 경험한 재판과 투옥 생활의 고통과 두려움 그리고 악과의 싸움과 승천에 대한 환시를 직접 기록했고, 다른 순교자인 성 사투로(Saturus)의 이야기가 담겨 있으며, 나머지 부분은 그들이 순교한 직후 목격자들의 증언을 중심으로 기록하여 하나의 전기로 완성한 것이다.
전승에 따르면 이를 최종적으로 편집한 사람은 카르타고 출신의 라틴 교부이자 호교론자인 테르툴리아누스(Tertullianus)라고 하지만 순교록 어디에도 그러한 내용은 나오지 않고 또 입증되지도 않았다.
이 수난기의 내용에 따르면 당시 로마 제국의 황제 셉티미우스 세베루스(Septimius Severus, 193~211년 재위)는 칙령을 반포하여 제국 내의 모든 백성이 그리스도인은 물론 유대교로 개종하는 것을 금지하고, 이에 불응하면 엄중한 처벌을 받을 것이라고 선언했다.
그로 인해 북아프리카의 카르타고에서도 그리스도교에 대한 박해가 극심해졌는데, 203년 무렵 귀족 가문의 딸로서 어린 아들을 둔 22살의 어머니였던 성녀 페르페투아와 그녀의 하녀로 임신 8개월이었던 성녀 펠리치타는 예비신자로서 교리를 배우는 중이었다.
그들 외에도 성 사투르니노(Saturninus), 성 레보카토(Revocatus), 성 세쿤둘로(Secundulus)가 성 사투로에게 교리를 배우고 있었다.
그들이 모두 체포되어 감옥에 갇혔을 때 스승이었던 성 사투로도 자발적으로 그리스도인임을 선언하고 그들과 합류하였다.
성녀 페르페투아는 자신과 동료들이 갇힌 감옥의 무서운 분위기와 그들이 느낀 두려움을 상세히 기록하였다.
성녀 페르페투아의 아버지는 아직 세례받지 않은 딸의 배교를 권유하기 위해 감옥까지 와서 설득했지만 성공하지는 못했다.
오히려 성녀 페르페투아와 성녀 펠리치타를 비롯한 다른 동료들은 감시가 소홀한 틈을 타서 감옥 안에서 스승으로부터 몰래 세례를 받았다.
그즈음 성녀 페르페투아는 감옥에서 환시를 경험했는데, 용과 병사들이 지키고 있는 사다리를 올라가 푸른 풀밭에서 양들이 풀을 뜯고 있는 아름다운 곳에 이르는 내용이었다.
성녀 페르페투아는 이 환시를 통해 순교가 가까웠음을 깨달았다.
재판 날이 다가오자 그녀의 아버지는 어린 아들을 감옥으로 데려와 보여주며 눈물로써 거듭 설득했으나 그녀의 마음을 돌릴 수는 없었다.
혈육의 정까지 끊고 신앙을 지키고자 한 성녀 페르페투아와 동료들은 결국 로마 황제를 위해 원형 경기장에서 열리는 축제 중에 맹수의 먹이로 던져질 것이라는 판결을 받았다.
한편 성녀 펠리치타는 다른 동료들과 같은 감옥에 갇히지는 않았다.
이는 임신한 여인을 처형하는 것이 법에 어긋나는 일이었기 때문이었다.
다른 동료들과 함께 순교하고자 했던 성녀 펠리치타는 출산을 위해 간절히 기도했고, 엄청난 산고를 겪은 후 감옥 안에서 여자아이를 조산하였다.
아기가 어느 그리스도인 여인에게 입양되자 그녀 또한 다른 동료들과 함께 처형장으로 갈 수 있었다.
함께 갇혔던 동료 중에서 성 세쿤디노는 고문과 매질의 후유증으로 감옥 안에서 순교하였고, 나머지는 매질을 당한 후 “그리스도의 신부답게, 하느님의 귀여운 자녀답게” 원형 경기장으로 끌려갔다.
먼저 성녀 페르페투아가 황소에 받혀 허공에 떴다가 떨어진 후 다시 일어났고, 성녀 펠리치타가 땅에 쓰러져 있는 것을 보고 달려가서 부축해 일으켜 세워주었다.
성 사투로는 표범에게 던져져 피가 낭자했지만 죽지는 않았다.
결국 성녀 페르페투아와 동료들은 참수될 장소로 보내졌고, 그곳에서 그들은 평화의 예식으로 서로 입을 맞춘 뒤 성 사투로부터 차례대로 참수형을 받고 순교하였다.
순교 직전 성녀 페르페투아는 또 다른 환시를 보았는데, 어릴 때 병으로 죽은 막내동생이 천국에서 그녀를 따라 기도하는 모습이었다.
성녀 페르페투아와 성녀 펠리치타의 순교 이야기는 이미 4세기경부터 북아프리카의 교회에서 낭독되었을 만큼 존경받았고, 로마에서도 4세기에 순교자들을 기억하는 전례력의 3월 7일 목록에 포함되어 큰 공경을 받았으며, 파스카 성야의 성인 호칭 기도문에도 추가되었다.
일찍부터 로마 전례력과 시리아 전례력에 수록되어 공경을 받아온 성녀 페르페투아와 성녀 펠리치타는 로마 미사 경본 감사 기도 제1양식(로마 전문)에서 기억하는 7명의 성녀에도 포함되었다.
두 성녀는 그들 이름의 뜻대로 순교를 통해 주님 안에서 ‘영원한’(페르페투아) ‘행복’(펠리치타)에 이른 것이다.
성녀 페르페투아의 유해는 5세기에 로마로, 9세기에 프랑스의 한 수도원으로 옮겨졌다. 10세기에 수도원이 노르만인들에게 약탈당한 후 다시 비에르종(Vierzon)으로 옮겨졌고, 19세기 초에 비에르종의 노트르담 대성당에 모신 후 현재에 이르고 있다.
그녀는 비에르종의 수호성인이다.
성녀 페르페투아와 성녀 펠리치타의 축일은 오랫동안 3월 7일에 기념하다가 1323년 성 토마스 아퀴나스(Thomas Aquinas)가 시성되고 그의 축일이 로마 보편 전례력의 3월 7일(1274년 3월 7일 선종)로 결정되면서 한동안 3월 6일로 옮겨서 기념했다.
그래서 옛 “로마 순교록”은 3월 6일 목록에서 거룩한 순교자인 성녀 페르페투아와 성녀 펠리치타의 축일을 기념하는데, 그들이 3월 7일 영광스러운 순교의 월계관을 받았다고 했다.
그리고 3월 7일 목록에서 성녀 페르페투아와 성녀 펠리치타가 셉티미우스 세베루스 황제 때 순교했는데, 성 아우구스티노가 전해준 바에 따르면 성녀 펠리치타는 임신 중이었기 때문에 법에 의해 출산 후까지 처형이 연기되었고, 진통 중에는 슬퍼했으나 짐승들에게 던져질 때는 기뻐했다고 전해 주었다.
그리고 성 레보카토와 성 사투르니노와 성 세쿤둘로도 그들과 함께 순교했는데, 성 세쿤둘로는 감옥에서 죽었고, 나머지 순교자는 모두 짐승에게 던져졌다고 전해 주었다.
그들의 축일은 1969년 제2차 바티칸 공의회의 정신에 따른 전례력 개정과 함께 순교한 날인 3월 7일로 복원되었고, 성 토마스 아퀴나스의 축일은 유해 이장일인 1월 28일로 변경되었다. 2001년 개정 발행되어 2004년 일부 수정 및 추가한 “로마 순교록”은 3월 7일 목록에서 오늘날 튀니지에 속한 카르타고에서 셉티미우스 세베루스 황제 때 다른 젊은 예비신자들과 함께 체포된 성녀 페르페투아와 성녀 펠리치카를 기념한다고 했다.
성녀 페르페투아는 22살로 갓난아기의 어머니였고, 그녀의 노예였던 성녀 펠리치타는 임신 중이었기 때문에 임박한 출산의 고통 속에 처형이 연기되었다.
하지만 두 사람 모두 마치 천국으로 가는 듯 기쁜 얼굴로 감옥에서 나와 원형 경기장으로 나아가 평온한 모습으로 맹수 앞에 섰다고 기록하였다.
그리고 두 성녀뿐만 아니라 같은 박해로 감옥에서 순교한 성 세쿤디노와 여러 맹수에게 찢겨 죽임을 당하다가 결국은 참수형으로 순교한 성 사티로(Satyrus)와 성 사투르니노와 성 레보카토에 대해 기록하면서, 옛 “로마 순교록”에서 언급한 성 세쿤둘로는 성 세쿤디노(Secundinus)로, 옛 “로마 순교록”에는 없지만 “페르페투아와 펠리치타의 수난기”에서 전해준 동료 순교자 성 사투로는 성 사티로(Satyrus)로 이름을 변경하였다.
동방 정교회는 그들의 축일을 2월 1일에 기념하고 있다.♣
출처 (4건)
- 김정진 편역, 가톨릭 성인전(하) - '성녀 페르페투아와 성녀 펠리치타 순교자', 서울(가톨릭출판사), 2004년, 419-421쪽.
- 야코부스 데 보라지네 저, 변우찬 역, 황금 전설 : 성인들의 이야기 - '성 사투르니노, 페르페투아, 펠리치타와 동료들', 서울(일파소), 2023년, 1016-1018쪽.
- 한국가톨릭대사전편찬위원회 편, 한국가톨릭대사전 제11권 - '페르페투아와 펠리치타', 서울(한국교회사연구소), 2005년, 8884-8885쪽.
- L. 폴리 저, 이성배 역, 매일의 성인, '성녀 페르페투아와 성녀 펠리치타스 순교자', 서울(성바오로), 2002년, 68-70쪽.
가톨릭 용어 안내
성인(성녀)
순교자나 거룩하게 살다 죽은 이 가운데 훌륭한 덕행과 모범이 인정되어 공식적으로 성인품에 오른 사람. 넓게는 거룩한 사람, 곧 하늘나라(천국)에 간 모든 사람을 일컫기도 합니다.
대천사
하느님의 특별한 사명을 전달하기 위하여 파견된 천사를 뜻하며, 미카엘, 가브리엘, 라파엘 대천사가 있습니다.
복자(복녀)
가톨릭 교회가 시복(諡福)을 통해 신자들의 공경의 대상으로 공식 선포한 사람. 남자는 복자, 여자는 복녀라 합니다. 복자가 시성(諡聖)되면 성인(여자는 성녀)이 됩니다.
세례명
가톨릭 신자들이 세례 때 받는 이름. 좋아하는 성인의 이름을 골라 정하며, 일생 동안 그 성인을 수호자로 공경하며 그 덕행을 본받으려 애씁니다. 흔히 본명(本名)이라고도 합니다.
영명축일
가톨릭 신자가 자신의 세례명으로 택한 수호 성인의 축일. 대개 그 성인이 선종한 날이 축일이 됩니다.
성인 자료 출처: 가톨릭 인터넷 굿뉴스 · catholic.or.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