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은수자 · 수도원장
성 에지디오
(Aegidius)
아이기디오 · 아이기디우스 · 에지디우스 · 자일스 · 자일즈 · 질
성 아이기디우스(또는 에지디오)는 중세 서방교회, 특히 프랑스에서 널리 공경을 받던 성인 중 한 명이지만 그의 생애나 생몰 연대에 대해 알려진 바가 거의 없다.
그에 관해 확실히 밝혀진 부분은 7세기 전반기에 태어나 서고트족(Visigoths)의 왕 왐바(Wamba, 672~680년 재위)의 도움으로 프로방스(Provence) 지역 아를(Arles) 근처, 훗날 그의 이름을 따서 ‘생질’(Saint-Gilles)이라 불리게 되는 마을에 수도원을 설립하고 오직 하느님과 대화하면서 고독 속에서 은수자로 생활했다는 사실뿐이다. 10세기에 기록된 전설적인 전기에 따르면, 그는 640년경 아테네(Athenae)에서 신심 깊은 부모의 아들로 태어났다.
그는 일찍이 부모를 여의고 물려받은 막대한 유산을 모두 가난한 사람들에게 나눠준 뒤에 평소 생각하던 대로 하느님을 위해 살기로 했다.
그러나 그를 보기 위해 사람들이 몰려들자 고적한 곳을 찾아 아테네를 떠나 우선 프랑스 남부 프로방스 지방의 마르세유(Marseille)로 피신하였다.
그리고 다시 아를(Arles)로 가서 그곳 주교의 허락을 받고 2년 동안 성 체사리오(Caesarius, 8월 27일)와 함께 지냈다.
그런데 성 체사리오는 542년에 선종했기에 전설 속에 연대기적 혼란이 있음을 알 수 있다.
고독한 삶을 동경했던 성 에지디오는 더 고적한 곳을 찾아서 론강(Rhone R.) 하구의 깊은 숲속으로 들어가 작은 초막을 짓고 은수 생활을 시작했다.
그는 산에서 얻을 수 있는 보잘것없는 음식과 물을 먹고 살았다고 한다.
전설적 전기가 전하는 이야기에 따르면, 어느 날부터 그가 머무는 곳으로 사슴 한 마리가 와서 그에게 젖을 먹여 주었다고 한다.
그와 관련된 가장 유명한 이야기 또한 그 사슴과 연관이 있다.
어느 날 서고트족의 왕 왐바가 신하들과 함께 사냥개를 끌고 사냥을 나왔다.
어느 포수가 사냥개에 쫓겨 달아나는 사슴 한 마리를 명중시키고 쫓아가 보니 덤불 속에는 화살을 맞고 상처를 입은 성 에지디오가 사슴을 두 팔로 감싸 보호하고 있었다.
사냥개들은 감히 가까이 다가가지도 못하고 있었다.
왕은 이를 애통히 여기고 그에게 용서를 청하며 많은 선물을 보내주겠다고 했다.
그러나 그는 모든 선물을 사양하고 상처 또한 보속의 방법으로 받아들였다.
그 후로도 왕은 가끔 그가 머무는 곳에 찾아와 담화를 나누었고, 그가 원장이 되는 조건으로 그가 머물던 곳에 수도원을 지어주었다고 한다.
또 다른 전설적인 전기에 따르면, 성 에지디오는 성 베네딕토(Benedictus)의 수도 규칙을 중심으로 수도 생활의 기초를 마련하였다.
하지만 얼마 후 사라센 군대의 침략으로 수도원까지 모두 불타 폐허가 되었다.
수도승들과 함께 잠시 오를레앙(Orleans)으로 피신했던 그는 그곳에서 프랑크인의 왕 샤를먀뉴(Charlemagne, 768~814년 재위)을 만나 그의 고해 사제가 되기도 했다.
사라센의 군대가 물러간 후 돌아온 성 에지디오는 수도원을 복구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하느님의 품으로 돌아갔다고 한다.
이렇듯 불확실한 전설들과 함께 그의 명성은 점차 프랑스 전역으로 퍼져나갔고, 그가 묻힌 수도원에 많은 순례자가 찾아오면서 오늘날 생질로 불리는 도시의 기초가 다져졌다.
그리고 그는 생전에 장애인이나 나병환자를 치유해준 기적으로도 더욱 유명해졌다.
그래서 그는 병자 · 장애인 · 걸인들의 수호성인으로 공경받았고, 특히 중세 후기 독일에서는 ‘14명의 구난(救難) 성인’ 중 한 명으로 큰 공경을 받았다.
그는 14명의 구난 성인 중 유일하게 순교자가 아닌 성인이다. 10세기에 나온 그의 전기는 당시 로마와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Santiago de Compostella) 등으로 순례하는 순례자들을 위해 기록된 것이다.
그의 무덤이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 순례길에 포함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성 에지디오에 관한 전설적인 이야기에 등장하는 인물들을 보면 그는 6세기에서 거의 9세기 초까지 연결점을 갖고 있다.
분명한 것은 그가 실존 인물이며 오늘날 생질로 불리는 도시 지역에 수도원을 짓고 은수자로 살았다는 것이다.
옛 “로마 순교록”은 9월 1일 목록에서 프랑스의 나르본(Narbonne) 지방에 수도원장이자 증거자인 성 에지디오가 있었다고 전해 주었다. 2001년 개정 발행되어 2004년 일부 수정 및 추가한 “로마 순교록”은 같은 날 목록에서 오늘날 프랑스 남부 나르본의 님(Nimes) 지역에 성 에지디오라는 성인이 살았는데, 훗날 그의 이름을 따서 카마르그(Camargue)라는 곳에 도시가 탄생해 번창했다고 했다.
전승에 따르면 성 에지디오가 그곳에 수도원을 짓고 살다가 생을 마감했다고 기록하면서, 선종 시기를 6/7세기로 표기하였다.
성 에지디오는 프랑스어로는 질(Gilles), 영어로는 자일스(Giles)로 불린다.♣
출처 (3건)
- 김정진 편역, 가톨릭 성인전(하) - '성 에지디오 증거자', 서울(가톨릭출판사), 2004년, 162-164쪽.
- 야코부스 데 보라지네 저, 변우찬 역, 황금 전설 : 성인들의 이야기 - '성 에지디오', 서울(일파소), 2023년, 754-757쪽.
- 한국가톨릭대사전편찬위원회 편, 한국가톨릭대사전 제9권 - '에지디오', 서울(한국교회사연구소), 2002년, 6024쪽.
가톨릭 용어 안내
성인(성녀)
순교자나 거룩하게 살다 죽은 이 가운데 훌륭한 덕행과 모범이 인정되어 공식적으로 성인품에 오른 사람. 넓게는 거룩한 사람, 곧 하늘나라(천국)에 간 모든 사람을 일컫기도 합니다.
대천사
하느님의 특별한 사명을 전달하기 위하여 파견된 천사를 뜻하며, 미카엘, 가브리엘, 라파엘 대천사가 있습니다.
복자(복녀)
가톨릭 교회가 시복(諡福)을 통해 신자들의 공경의 대상으로 공식 선포한 사람. 남자는 복자, 여자는 복녀라 합니다. 복자가 시성(諡聖)되면 성인(여자는 성녀)이 됩니다.
세례명
가톨릭 신자들이 세례 때 받는 이름. 좋아하는 성인의 이름을 골라 정하며, 일생 동안 그 성인을 수호자로 공경하며 그 덕행을 본받으려 애씁니다. 흔히 본명(本名)이라고도 합니다.
영명축일
가톨릭 신자가 자신의 세례명으로 택한 수호 성인의 축일. 대개 그 성인이 선종한 날이 축일이 됩니다.
성인 자료 출처: 가톨릭 인터넷 굿뉴스 · catholic.or.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