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사의 성가 곡선
미사 분위기의 흐름
미사는 가톨릭 최고의 전례이다.
문화행사를 비롯한 모든 행사에도 흐름이 있듯이
미사에도 분위기가 상승되고 긴장된 부분이 있는가 하면
안정되고 차분한 분위기의 부분도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미사성가에 있어서도 상승곡선과 하강곡선이
적절히 조화를 이룰 때에 더욱 진지하고 거룩한
미사를 드릴 수 있을 것이다.
누구나 다 알다시피 미사는 크게 말씀 전례와 성찬 전례의
두 부분으로 나누어져 있지만 그 흐름에 있어서는 알고(知),
믿고(信), 행함(行) 즉, 우리 신앙의 모범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성가도 이러한 흐름과 아울러 그 성격에 따라 상하곡선을
형성하며 부른다면 더욱 경건하고 은혜로운 전례가 되리라고 본다.
지(知)가 강조되는 부분
흔히 “알아야 면장을 한다.” 라든가 “아는 것이 힘이다.” 라는
말이 있듯이 아무리 학식이 풍부한 사람이라도 가톨릭 신자가
되기 위해서는 반드시 교리 교육을 받아야 한다.
또한 신자라도 성경이나 교회 지식을 계속 배워나가야 바람직한
신앙생활이 될 것이다. 그러므로 미사를 드릴 때에도
그날의 전례 시기나 성경 말씀 등을 미리 알고 임하는 것은
더욱 의미가 있다.
입당 성가는 미사의 개회 예식에 해당하는 것으로 중세기를 지나면서
생겼는데 사제의 입당을 환영하고 미사의 장엄한 시작을 위한 성가이다.
전례시기에 맞는 성가를 부르는 것이 원칙이며
보통보다 약간 높은 상승곡선 상에서 불러야 좋다.
입당성가가 끝나고 참회부분에 와서는 하강곡선의 분위기에 접어든다.
자신의 죄에 대한 고백과 반성을 한 후 자비송으로 이어지는데,
우리 죄인을 불쌍히 여겨달라는 애절함과 주님의 자비를 간구하는
하강곡선 상에서 부르며, 대체적으로 약간 느리게 부르는 것이 좋다.
자비송에 이어 대영광송이 시작되면 반전되어 상승곡선을 그리게 된다.
대영광송은 그리스도의 탄생을 알리는 기쁜 마음의 상승곡선에서
시작되지만 중반부에서는 그리스도의 구속 사업을 기리는 것으로
약간 하상곡선을 그리다가 종반부에서는 성삼위의 영광을 찬미하는
상승곡선 상에서 마무리한다.
독서부분에 와서는 본격적으로 말씀 전례가 시작되는데
독서 후에 이어지는 화답송에서는 복잡한 선율이나 화음 등을
구사하는 음악적인 화려함 보다는 시편의 아름다운 구절이 잘 전달되도록
가사의 발음에 특히 신경을 써야 좋으므로 대체로 간편한 멜로디나
화성의 진행이 좋으며 차분하고 안정된 곡선 상에서 부르는 것이 좋다.
제2독서 후 복음 환호송에 이르러서는 아주 상승곡선을 그리며 힘차게
불러야 한다. 말씀 전례 중에서 대단히 중요한 성가이다.
그러므로 복음 봉독 후에 다시 한 번 부르는 것도 좋을 것이다.
교황청에서 대축일미사 때 보면 이렇게 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이어 강론 때에는 다시 하강곡선을 그리며 차분하고 안정된 분위기로
돌아간다. 옛날에는 예비신자들도 강론 때까지는 신자들과 함께 미사를
드렸기 때문에 이를 예비미사라고도 하였다.
이러한 말씀 전례에서는 바로 지(知)가 강조되는 부분으로
성경 말씀을 듣고 알아듣는 것이 중요한 것이다.
우리가 하느님께 올리는 것만 기도가 아니고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
마음에 잘 새기는 것도 기도이기 때문이다.
신(信)이 강조되는 부분
강론이 끝나면 사도신경이나 신앙고백(니케아 신경)을 하는데,
앞서 참회와 성경 말씀을 듣고 알았다면 이제는 믿음의 단계로
접어든다.
이어 보편지향기도에서 신자들의 응답은 노래로 하는 것이 좋으며
주님께 간구하는 기도이므로 안정된 곡선 상에서 간절하게 불러야 한다.
이어 봉헌부터는 성찬 전례에 접어들게 되는데,
예물을 정성되이 바치는 상승곡선 상에서 봉헌성가를 부른다.
봉헌과 감사송 후 ‘거룩하시도다’에 와서는 믿음의 발로로써 환호의
상승곡선을 그린다. 다만 과거의 축복송(주님의 이름으로…….) 이
요즈음에는 ‘거룩하시도다’에 포함되어 나오므로 이 부분에서는
분위기를 약간 바꾸어 부르다가 다시 환호로 마친다.
이어 거양성체부터는 그야말로 미사의 핵심부분으로서 극도로 긴장된
상승곡선을 이루는데 중간의 신앙의 신비여 에서는 확고한 믿음의
의지를 표현하는 것으로 특히 사제가 부르는 신앙의 신비여는 보다
감격에 찬 느낌이어야 한다.
미사의 핵심 부분을 마치는 사제의 맺음 영광송(그리스도를 통하여…….)
후 힘찬 상승곡선으로 아멘을 응답하는데 놀랄 정도의 큰 소리와 환호가
되어야 한다.
주님의 기도에서는 말 그대로 기도의 성가로써 공동체 의식이 강조되는
화합의 곡선으로 겸손되이 부르며 뒤이어 주님의 기도의 맺음 환호
(주님께 나라와…….) 에서는 약간의 상승곡선으로 간편하게 부른다.
이어 하느님의 어린양에서는 다시 안정된 곡선을 그리며 주님께
간구하는 간절함이 표현되어야 할 것이다.
행(行)이 강조되는 부분
영성체부터는 긴장보다는 안정된 하강곡선 상에서 편안한 느낌으로
성가를 부른다. 우리 고유의 제사 등에서 제사를 올린 후 음식을 나누어
먹는다든가 잔칫집에서 많은 사람들이 음식을 나누는 것처럼 이제는
알고 믿음의 단계를 지나 실천의 단계로 접어든 것이다.
영성체를 마치면 묵상의 시간으로 접어드는데 성가대에서는 이때 묵상에
맞는 성가 (흔히 특송이라 함)를 안정된 곡선으로 조용하게 부를 수도 있다.
영성체 예식을 마치면 폐회 예식으로 미사를 마무리하게 되는데 마침성가는
감사가나 그 달의 성월에 맞는 성가, 성모님 찬미 성가 등을 부를 수 있다.
이때에는 바로 복음을 전파하러 가는 사명감을 고취하는 기분으로 경쾌한
상승곡선을 기르고 성가를 부른다.
외국의 어떤 교회에서는 성가를 부르지 않고 오르간으로 행진곡처럼 힘차고
신나게 연주하는 곳도 있다.
성찬 전례는 영성체 예식이 있어 신자들만이 할 수 있는 것이기 때문에
옛날에는 이를 신자 미사라고도 하였다.
중앙대학교 겸임교수
배성환 (루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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