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제

정정희

2008. 10. 15. 오후 6:11:22

신부가 왜 국화를 키우나?   /전승규 신부

저의 본당은 교적 상 신자 수가 3백명 가량 되는 아담한 본당입니다. 안동교구의 여러 본당에 비하면 매우 큰 본당입니다.


지난 해 가을 저희 성당에서는 지역주민들을 초대하여 국화 전시회를 열었습니다. 지역 내의 초등학교 사물놀이패를 초대하여 어른들에게 흥겨운 우리가락도 들려주었습니다. 전시회에는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많은 사람들이 다녀갔습니다.


얼굴 한 번 보지 못한 꼬마들이 성당 마당에서 즐겁게 뛰놀았습니다. 시골에도 아이들이 이렇게 많은 줄은 몰랐습니다. 가족이 함께 와서 국화 앞에서 사진을 찍는가 하면, 동네의 어르신들 중에는 세상에 이런 국화들도 있느냐고 신기하게 보시며 몇 차례씩이나 성당을 찾는 분들도 있었습니다. 일주일 동안의 국화 전시회는 그야말로 동네잔치였습니다.


많은 분들이 제게 신부가 왜 국화를 키우느냐고 물었습니다. 심지어 시골본당에서 밥 먹고 할 일이 없으니 국화나 키운다고 말하는 분들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국화를 키우게 된 데는 나름의 이유가 있었습니다.


일여 년 전, 제가 이곳에 부임하자 많은 분들이 격려와 인사차 저를 찾아 왔습니다. 이곳성당을 찾기 위해 지역 주민들에게 성당이 어디냐고 물어보았으나 많은 경우 성당이 어디에 있는지 모른다고 하더랍니다. 제가 사는 곳은 그렇게 크지 않은 시골입니다. 그런데도 주민가운데 성당을 모르는 분들이 많다는 것은 이해가 되지 않았습니다. 그만큼 성당이 주민들에게 알려지지 않았다는 이야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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