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울 때일수록...

최재홍·2006. 11. 30. 오후 9:00:31

+ 찬미 예수님,

 

 "이러한 일이 너희에게는 증언할 기회가 될 것이다." 루까 21,13

 

때는 1996년 봄일겁니다. 제가 긴 냉담의 시기를 풀고 레지오 단원 가입을 한 후 나름대로 무늬만 신자 생활을 접고 한창 애쓰고 있었던 시기였습니다.

저와 함께 레지오 참관을 시작하고 한동안 성당에서 안보였던 형제께서 뒤늦게 저희 쁘레시디움에 입단 선서하고 합류하였습니다. 저보다 육칠년은 연배였던 그 형제님은 레지오를 막 시작할려던 시기에 외환 위기로 사업상의 큰 어려움을 겪으시다가 I.M.F 몇 달 전에 결국 사업을 그만두실 무렵에 레지오 활동을 시작하셨습니다.

그분의 일은 교육보조기구를 수입하여 국내 판매를 하는 것이었는데, 외환 위기 직전에 이미 환차손으로 큰 어려움을 겪다가 결국 부도를 낼 수 밖에 없었지요.

 

그런데 그 당시  제게 놀라운 것은 그 형제님의 얼굴에서 도대체 어두움의 그림자를 읽을 수가 없었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분이 겪고 있었던 현실 생활의 어려움이 전혀 얼굴에 드러나지 않았고, 때문에 주위 사람들은 그 분의 사업이 순탄대로에 순항 중이라고 생각했었습니다. 시쳇말로 사십대의 중후한 여유로움이 그 분의 얼굴엔 가득했었으니까요.

 

어느날, 집을 팔고 동네 작은 집으로 이사하고, 지인의 도움으로 어딘가에 고깃집 식당을 개업한다고 해서 그 내막을 알게 되었을 때까지 그 형제님의 표정은 언제나 한결 같았습니다. 또 그 형제님 본인 말로도 언제나 하느님의 은총에 감사하며, 모든 영광을 주님께 돌리는 모습을 보였기에, 그 형제님께서는 대단한 은총 속에 사는 행복한 신자라고 은근히 부러워하고 있었지요.

 

생각해 보면, 그 형제님께서는 세상 일로 가장 어려움을 겪고 있을때에 주님께서 주신 은총의 삶을 깊이 깨닫게 되었는지 모릅니다. 그래서인지 그 형제님께서는 당시의 어려움을 현명하게 이겨내시고, 지금은 15지구를 대표하는 단체장을 맡고 훌륭히 그 직책의 소임을 다하고 있습니다.

 

반면에, 많은 사람들이 어려움에 닥치면 주님을 찾고 기도로써 매달리지만, 그러한 기복의 결과에 따라 주님을 멀리하거나 마음을 접는 경우를 흔하게 보게 됩니다. 얼굴에 온갖 근심의 표정을 다 드리우고 주님을 찾지만 누구나 다 그 은총이 보장되지는 않습니다. 그래서 절망하고 실의에서 헤어나질 못하고 자기 믿음에 대한 의구심을 떨쳐내지 못하고 살게 되지요. 물론 인간의 나약함이 그 변이 되긴 하지만, 매우 안타까운 일이지요.

 

복음 말씀처럼, 어떠한 박해나 어려움에 직면할지라도 주님을 증언할 수 있는 믿음을 잃지 않는 신자가 될 수 있는지, 제 자신을 돌아 봅니다...

 

 

 

댓글 1

빈첸시오·2006. 11. 30. 오후 9:46:19

제게도 굳건한 믿음을 갖게 해 주소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