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발 끈

도미니카·2007. 1. 2. 오후 1:50:11

 

"신발 끈을 풀어 드리기에도.." (요한 1, 27)

 

 

어릴 때는 내가 자라 공주가 되리라 하였는데

이제 살고보니 신발장수 마누라가 되어 있습니다.^^

남편은 우리가 처음 만나던 그때에도

신발을 만든 삯을 받아 데이트를 하였고

20년 가까운 시간을 산 지금도 여전히 

신발을 만들어 우리의 양식을 대고 있으니

'신발'이

우리에게는 고맙고도 든든한 비빌언덕이라 하겠습니다.

 

신발이 고마우니

그에 딸린 신발끈도 기꺼울 수 밖에 없겠습니다.^^

 

그런데 저는 늘 후다닥 뛰어다니는 급한 성미라

이 '신발끈'하고는 도대체 친할 수가 없었습니다.

신발이 한 번에 쑥 신어져야 하는데

하나하나 꿰어 꼭꼭 동여 신어야 하는 끈 달린 운동화는 

아무리 예뻐도 그림의 떡이나 마찬가지입니다.

한 번 탁 붙이면 되는 찍찍이 운동화나

한 번에 쑥 들어가는 어그부츠가 제게는 딱! 이라서

비가오나 눈이오나 날마다 어디나 신고 다니는 안패션 아줌마가 되었습니다.

 

 

새해에는 나이도 한 살 더 먹었으니

급한 성질도 좀 가라앉히고

신발끈도 좀 묶어가면서

그렇게, 살아갈 것을, 생각합니다.^^

 

남편이 만든 신발 중에 정말 마음에 드는 색 고운 신발을 보면

하나 하나 끈을 묶어 신어보겠습니다.

후다닥 뛰어나가는 대신 잠시 앉아 끈을 묶고

후다닥 뛰어드는 대신 잠시 앉아 끈을 푸는 시간을 살아보겠습니다.

 

신발끈만 그리 하는 것이 아니고

말새도 행동새도 그렇게 하나하나 묶고 풀면서

차분차분. 

차분차분.

그런 마음으로 살아가는 새해이고 싶습니다.^^

 

댓글 4

한마리아·2007. 1. 2. 오후 3:33:39

마음이 그래도 타고난건 어쩔수 없더라구요^^저도 생긴거와는 달리 덜렁대는데 이 나이 되도 못 고치고 그저 조심할뿐이예요. 저도 끈 싫어해요. 찍찍이가 좋아요^^

최재홍·2007. 1. 3. 오후 1:51:06

내가,, 신발 장수???

백안나·2007. 1. 4. 오후 4:18:32

하하하 (^. .^) *::**::* 너무 진지한 묵상에 한마리아 언니의 솔직한 답변인 끈싫고 과 찍찍이 좋아에 나도 모르게 웃음이 크크크! 몇자적은 형제님의 숨어 있는 말을 생각하며 다시 한바탕 웃었씀. 새해들어 이렇게 크게 웃어 보기는 처음이네요. 새해에도 복 마니마니 받으삼.

실비아·2007. 1. 4. 오후 5:06:46

아니!!!~~왠 겸손을 보여지는 이미지하고 다른단 말이여여~~~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