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제의 정체성을 가진한 사제를 보면 기도가 절로……
가끔 어릴적 다녔던 그 성당을 떠올리곤 하는데,
성당 종탑은 꽤 높았고, 마당도 아주 넓었던 것으로 기억되었다.
어느새 어른이 되어 오랜 세월이 지난 어느날 그 성당엘 다시 가 보았다.
나지막한 언덕에 자리잡은 성당의 위치는 그대로인데 마당이랄 것도 못되는
작은 시골성당이었다는 사실에 어릴적 눈높이를 생각하며 미소 지었던 적이 있다.
또 하나의 기억은 마치 예수님을 연상케 한 신부님의 모습이다. 아이의 눈으로 본 신부님은 보이지 않은 예수님의 보이는 표징과 같았다고나 할까. 신부님, 수녀님을 뵈면 왠지 거룩함이 내 안에 젖어드는 듯했다.
그때는 아마 내 눈도 천사의 눈과 같았으리라. 내 안에 거룩함을 잊고 사는 요즘, 한 사제의 모습에서 잊혀져가는 그 어린시절의 가졌던 사제에 대한 존경과 거룩함을 다시 찾는 것 같아 기쁘다. 본당 신자들을 훈육의 대상이 아닌 가족처럼 여기는 사제, 거룩함과 시대성을 적절하게 겸비한 사제, 무엇보다도 사제의 정체성을 잃지 않는 사제의 모습을 보며 절로 사제들을 위한 기도를 바치게 된다.
<이혜정 * 도미니카 / 서울교구 번동성당>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