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부 주일학교를 시작하며……

노보영(마리아)·2005. 8. 24. 오후 7:28:07
 

장애부 주일학교를 시작하며……


2004년 7월 9일, 장애아부 주일학교 교사를 모집한다는 말씀을 하셨을 때

“제가 해보겠습니다”라고 말씀드려 놓고는 두렵고 가슴 차오르던 순간이 떠오른다.

특수교사로서 모른 척 할 수 없다는 의무감에 등떠밀려 한발 내딛긴 했으나,

오롯한 마음으로 우리 아이들을 품어줄 수 있을까. 또한 상동천주교회의 가족은 어떠한

이유로라도 소외되어서는 안 되므로 함께 품어야 한다는 주임 신부님의 취지 대로 내가

잘 해낼 수 있을까하는 두려움이었다. 학교 아이들에게도 정성을 덜한 것 같아 저녁

 잠자리에 들때마다 자책감에 슬퍼하는 날이 많은데…….

 

게다가 한국교회 내에서 세 번째로 시작하는 우리 성당 장애아부 주일학교가 인천교구 내에서는 유일한 것이라는 사실이 더욱 어깨를 무겁게 했다. 하지만 나를 유용하게 쓰시려는 하느님의 뜻임으로 오히려 기뻐해야 할 일임도 생각하며 나를 포함한 장애아부 주일학교 교사 3명은 수녀님과 신부님의 전폭적인 지원과 든든한 기둥이 되어주실 하느님께 의지하며 첫 준비모임을 가졌던 것이다.

 

드디어 9월 4일 ‘사랑반’으로 명칭을 정한 장애아부 주일학교는 개강을 했고, 상동천주교회의 당당한 한가족으로 대우받게 된 것이다. 유치부를  비롯 일곱 학년 가운데 이제 ‘사랑반’이 합쳐진 새로운 모습의 주일학교 공동체는 우리와 함께 자연스레 섞이는 데 익숙해 질 것이리라 믿는다.

 

아이들은 처음 온 곳이라 긴장을 하는 듯 했다. 함께 오신 어머님들 표정에서는 내 자식이 또 구경거리가 되는 것은 아닐까, 얼마나 오랫동안 지속적으로 교리반이 운영될까 하는 걱정과 긴장,   그리고 이제 마음 편히 미사드릴 수 있게 되었다는 안도감과 성당에서 내치지 않고 오히려 감싸준다는 데 대한 감사 등의 여러 심경이 읽혀졌다.

 

어떤 신부님, 혹은 어떤 신자분들은 아이가 보이는 과잉행동과 괴성 때문에 미사에 방해가 된다며 아이를 미사에 데리고 오지 말라고 노골적으로 말을 하기도 한다. 그런 말을 들어야 했던 아이의 부모는 사랑이신 하느님을 공경한다는 교회에 대해 얼마나 불신이 생겼을까 하는 생각에 가슴이 아팠다. 그럴 때마다 서울교구 장애아부 주일학교 교사연합회 지도 신부님의 장애아부 주일학교의 당위성에 대한 감동적인 말씀을 그런 분들께 전하고 싶었다.

 

신부님께서는 교리교육에 참석한 장애아부 교리교사들에게 복음서의 핵심은 예수님이고, 예수님의 핵심은 하느님 나라이며 하느님의 가치관이 실현되는 나라가 하느님 나라인데 하느님의 가치관이란 인간의 가치관이 전복되어 슬퍼하는 자가 행복하게 되고, 가난한 자가 부유하게 되고, 목숨을 내어놓으면 목숨을 얻게 되는 것임을 말씀해주셨다. 이렇게 하느님의 나라가 실현되면 죄의 용서가 이루어지고 금긋기가 없어지는데 장애아부 주일학교는 하느님의 나라를 실현하려는 것, 금긋기를 없애려 하는 것임을 우렁우렁한 목소리로 확신에 차 말씀해주셨다.

 

이렇게 마련된 지면이 신부님의 그 말씀을 널리널리 전해서 어디에서고 하느님의 교회 안에서는 장애인이 소외되는 일이 없도록 하라는 하느님의 깊고 오묘한 뜻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노보영 * 마리아 / 서울정진학교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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