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교'에도 인프라 구축이 우선돼야...

홍성희(가브리엘)·2005. 10. 4. 오후 3:52:44
 

'선교'에도 인프라 구축이 우선돼야...

 

전교의 달을 맞으며… 예비신자들을 맞기에 분주한 모습입니다. 본당마다 매년 두 차례 이상씩 하느님의 존재를 못 깨닫고 있는 사람들을 일깨워 ‘믿음’으로 끌어들이느라, 사제 수도자 신자가 일치되어 애쓰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속내를 들여다보면 썩-만족스러워 하는 본당은 좀처럼 찾기 어렵습니다. 왜, 그럴까요?


각 본당이 안고 있는 ‘지지부진한 전교’ 문제를 이제는 좀 더 실체적, 과학적으로 접근해서 풀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본당 사목활동 중 선교분과위원회가 있습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본당이 선교분과를 수많은 분과활동 중의 하나로 가볍게 여기고 있습니다. 선교분과에 소속된 분들은 다른 것 다 제쳐놓고 선교에만 몰두하면, 그래서 예비신자 입교식에 모든 사람이 만족할만한 숫자를 모아놓으면 임무가 끝나는 것으로 생각합니다. 혹 목표 미달 소리가 나오더라도 ‘다음 기회에 또-’가 있으니 일단은 휴-하고 넘어갑니다. ‘선교 스트레스’가 쌓여 재빨리 후임을 찾게 되고 그러는 사이 신부님 이동도 있고 아무튼 세상일은 그렇게 그렇게 굴러가게 마련이라는 생각으로 위로를 받기도 합니다.

여기서 우리는 ‘권유’로써 이루어지는 선교가 아닌, ‘저 성당에 예비신자 입교식이 언제지?’하며 지역주민들이 궁금해 하고 조바심 내는 그런 바람직한 선교를 한 번쯤 생각해 봐야 하겠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성당’의 이미지를 지역사회에 뚜렷하게 해야 합니다. 신자들을 차로 실어 나르는 서비스를 능가하는 진정한 신앙의 서비스가 무엇인가 찾아내야 합니다. ‘내가 살고 있는 이곳저 조그만 성당이 있음으로써’ 무엇이 달라도 다르구나 하는 것을 지역 주민이 느낄 수 있을 때만이 ‘꾸준한 전교’는 이루어집니다.

그러기 위해서 주임신부님들의 안목이 우선 바뀌어야 합니다. 강론을 통해서 신자들을 독려하는 것으로 선교의 임무가 결코 끝나지 않습니다. 사목회가 바뀌어야 합니다. 주임신부님의 사목활동을 보좌하고 소공동체를 활성화하고 단체의 친교활동을 통해 신앙을 굳건히 하는 ‘집안단속’을 넘어서서 지역사회로 눈을 돌려야 합니다.

굶는 사람을 먹이고 아픈 사람을 돌봐주고 외로운 사람을 찾아주며 방황하고 고민하는 청소년들을 찾아내 감싸고 이해하며 위로하는 활동을 밖에서도 실천해야 합니다. 사목회의 각 분과와 소공동체․단체가 작게나마 눈을 교회 밖으로 돌릴 때 끊임없는 전교는 이루어질 수 있습니다.

선교분과는 각 분과 활동이 궁극적으로 ‘선교’에도 동시에 강한 포커스(focus)가 맞추어지도록 조정하고 이해를 구해야 합니다. 이렇듯 지역사회에 ‘선교 인프라’를 설계하고 구축하는 것이 선교분과의 주요 역할이 되어야 합니다. 이는 주임신부님과 사목회의 절대적 지원이 있어야 가능합니다. 연후엔 잘 심어지고 관리되는 과실수에서 잘 익은 과일을 따 담는 일만 남을 것입니다. 이것이 과연 ‘꿈’이기만 할까요?

그러나 이런 인프라 구축을 조급히 서둘거나 홍보의 수단으로 생각해서는 결코 안 됩니다.

“자선을 베풀 때에는 오른손이 하는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여 그 자선을 숨겨두어라. 그러면 숨은 일도 보시는 네 아버지께서 갚아주실 것이다”(마태 6,3-4).

<홍성희․가브리엘/서울교구 상도동성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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