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꼴통'이 판치는 세상에서

이흥모(도미니코)·2005. 8. 24. 오후 8:12:19

'국제꼴통'이 판치는 세상에서

 

지금은 조금 가라앉았지만 2004년에는 ‘꼴통’이란 말이 한창 유행했었습니다.

극단적 보수주의자들을 가리켜 진보적 사고를 하는 사람들이 저들은 수구꼴통이라고

부르기 시작한 게 빌미가 되지 않았나 합니다.

 

꼴통이라니, 말이 험악하기는 하지만 오로지 한가지 뱡향으로만 집착하는 사람들을 가리켜 이보다 더 지독하고 정확한 표현은 찾기 힘들것 같습니다. 혹간은 머리가 안돌아가는 사람, 머리가 지독히 나쁜 사람을 지칭하기도 합니다만, 대개는 ‘고집불통’ 정도로 애교 있게 이해들을 합니다.

 

이렇듯 꼴통적 사고(思考)를 하는 사람들이 보수진영이건 진보진영이건 다 있습니다.

진보가 어떻게 ‘꼴통’이냐, 이건 말이 안 되지 않느냐고 할지 모르지만 꼴통이 별겁니까? 자기의 생각에서 옆도 안 쳐다보고 죽자고 고집을 피워대면 그것이 바로 고집불통 ‘꼴통’ 아니고 무엇이겠습니까?

 

바야흐로 국제적 꼴통들이 드세게 나대는 시대가 왔나봅니다. 숨은 전략, 히든카드(hidden card)가 있긴하겠지만 북한, 이란을 거세게 외길로 몰아붙이는 미국 네오콘(신보수주의자)들도 꼴통소리를 들어 억울할 것이 하나도 없을 것 같습니다. 힘이 있고 또 정의와 세계평화라는 이론적 배경이 있다해도 주위에서 공감을 못얻는 압박, 외길 전략은 결국 생각지도 않은 재앙을 가져올 수 있습니다.

 

꼴통 중의 꼴통을 얘기하면서 우리와 같은 민족인 북한의 정치지도자를 거론 안 할 수가 없습니다. 영양실조와 발육부진에 비참하게 노출되어 있는 그네들 어린이 사진을 보곤 목이 메고 가슴이 답답해집니다. 그네들 모두가 당장은 아니더라도 한 세기(世紀) 안에 우리 후손들의 배우자가 되고 어울려 살아 갈 구성원일터인데, 언제까지 이대로 내버려둘 수가 있겠습니까.

 

우리들 모두가 우리 후손들의 미래를 염려하는 똑같은 마음가짐으로 북한의 어린이를 먹이는 가톨릭교회의 운동에 조금씩, 아주 조금씩이라도 참여하길 기도합니다. 아울러 어린이들의 이런 비참한 상황을 외면하고 핵(核)에 매달리는 북한의 꼴통 위정자들의 변화를 위해서도 우리 모두 하느님께 쉼없이 기도해야겠습니다.

 

또 약소국을 짓밟고 노예로 만들려던 저들의 아버지․할아버지․증조․고조의 악행이 아직도 도처에 생생한데 후손으로서 사죄의 겸양을 갖기는커녕 독도가 어떠니 식민 지배가 도움이 됐느니 해가며 망발을 부리는 일본 극우꼴통들의 회개를 위하서도 기도해야겠습니다. 무엇보다도 우리 각자가 열심히 공부하고 일하며 정의를 실천하는 국민성을 쉬지 않고 길러야 되겠습니다. 이런 준비를 보시고 하느님께서도 이들로부터 꼴통적 사고를 거두실 것입니다.

 

“그 날과 그 시간은 아무도 모른다, 그러니 항상 깨어 있어라”(마태 25,13)

 

<이흥모 * 도미니코 / 서울대교구 상도동성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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