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소똥구리가 가르쳐 준 것
언젠가 TV에서 환경에 관한 어떤 프로그램을 우연히 시청한 적이 있습니다.
거 참 희한하게 생긴 곤충도 다 있더군요. 그 친구의 이름은 뿔소똥구리였습니다.
게다가 소의 똥을 먹고 산다더군요. 소가 ‘응아’를 해놓으면 우리의 소똥구리들이 달려가 그것을 분해해서 바로 아래의 땅 속에 그것들을 다 이동시켜 놓더라구요. 그렇게 되면 그것들은 땅속에서 분해되고 남은 것들은 훌륭한 비료가 돼서 다른 식물들이 그것을 먹고 쑥쑥 자라게 해준답니다.
그것뿐만 아니라 그 친구의 몸에는 응애라는 더 작은 곤충들이 묻어 다니는데 그 응애라는 놈들은 소똥에 있는 파리의 유충들을 다 먹어치워서 파리들이나 다른 곤충들로 인한 전염병도 막아 준다는 겁니다. 그래서 소를 방목하는 현장에서는 없어서는 안 될 아주 중요한 존재가 되어버린 것이지요. 허 참! 고 손가락 한 마디만한 조그만 놈들이 그런 중요한 일을 하다니!
그런데, 그 친구는 자신이 하는 일이 그렇게 중요한 일이라는 것을 알까요? 아마도 그 친구에게 어떻게 그렇게 좋은 일을 할 수 있느냐고 묻는다면 그저 자신이 해야 할 일을 하는 것뿐이라고 말할 것 같습니다. 그저 순리에 따라, 창조주의 의지대로 움직일 뿐이라고 말입니다. 그 조그만 곤충의 미소한 행동들이 커다란 소들을 살게 하고 우리 인간들을 전염병과 악취로부터 보호해줍니다. 그 친구가 그렇게 살아가주니 그 덕에 주위 다른 이들이 덕을 보게 됩니다.
우리는 창조주이신 하느님의 뜻을 찾고 그렇게 살아야 합니다. 그분을 사랑하는 사람은 자신의 의지를 포기하고 오직 하느님께서 원하시는 일만을 찾아 실천합니다. 그것이 아무리 하찮은 일이라도 하느님께서 내게 원하시는 일이라면 충실하게 합니다. 나의 작은 충실들이 나를 살게 하고 우리를 살게 합니다.
크고, 빠르고, 화려한 것 그리고 성공에 중독되어 있는 현대의 우리들에게 뿔소똥구리가 보여주는 묵묵하고 충실히 살아가는 모습은 주어진 그 자리에서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원하시는 것만을 찾고 바라며 실천해야 한다는 것을 가르쳐주는 것 같습니다. 비록 나의 작은 충실이 나와 우리 앞에 놓여진 거대한 문제와 아무런 관련이 없어보일지라도 우리는 충실해야 합니다. 뿔소똥구리 친구도 자신이 하는 일이 그토록 중요한 일인지 모르고 했던 것처럼 우리도 하느님의 뜻에 대한 충실이 나와 이웃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 지 모르지만 우리는 묵묵히 가난한 마음으로 그 일을 해야 하겠습니다. 나머진 하느님께서 알아서 하시겠지요.
<이종훈․마가리오 신부/구속주회 한국지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