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기사
요셉·2006. 1. 25. 오후 7:04:43
삶을 바꾸는 … 아내와 남편 '새로 보기'
천주교, 일반인 상대 부부일치운동 호응
주말 2박3일 묵으며 '대화하는 법' 배워
주말 2박3일 묵으며 '대화하는 법' 배워
갈등을 겪는 또는 무덤덤하게 지내는 부부에게 다시 사랑이 감돌게 하는 부부일치운동인 'ME(Marriage Encounter)주말'이 조용히 인기를 모으고 있다. ME주말은 부부가 금~일요일 2박3일간 천주교 피정의 집에 머물며 속내를 털어 놓고 대화해 서로의 존재를 인정하고 섬기게 하는 프로그램이다. ME는 1958년 스페인의 가브리엘 칼보 신부가 문제 청소년들을 지도하면서 개발한 프로그램이다. 불안정한 부부 관계를 치유하면 청소년 문제도 상당 부분 해소된다는 사실에서 착안했다. 62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28쌍의 가난한 노동자 부부들이 모인 것이 최초의 ME주말이었다. 67년 미국 노트르담대학의 척 갤라거 신부가 체계적인 프로그램을 개발해 지금은 96개국으로 확산되었다. 한국에서는 77년 첫 ME주말이 마련됐다. 지금까지 2700여 회에 4만6000여 쌍이 참여해 서로가 새로운 눈으로 배우자를 바라보는 법을 배웠다. ME주말은 신도.비신도를 가리지 않는다. 개신교의 목사 부부, 불교의 법사 부부도 다녀 갔다. 결혼을 하지 않는 수녀, 원불교의 정녀들도 참여했다. 프로그램을 배워 자기 종단의 부부지도에 활용하기 위해서다. 서울의 경우 장충동.한남동.우이동 세 곳에서 운영되는 ME주말은 한 곳당 30쌍 정도가 모인다. 프로그램은 신부 한 명과 이미 ME를 경험하고 봉사하는 지도부부 세 쌍의 도움을 받아 대화하는 법을 배우는 것으로 시작한다. 이어 각 쌍은 그들에게 배정된 방에 들어가 대화로 둘 사이를 되돌아보고 그 소회를 반복해서 발표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김형수(60).박인숙(58)부부는 ME를 경험하고 참으로 고마워 아예 지도부부로 나선 경우다. 이 부부는 오랜 연애 끝에 결혼했지만 김씨가 중동의 건설 현장에 6년간이나 가 있으면서 무미건조해진 관계를 고치기 위해 ME에 참여했다. 마흔 전후의 나이였다. 조용한 피정의 집에서 대화를 나누는 과정에서 두 람은 연애 시절이나 신혼 때와는 전혀 다른 느낌으로 배우자의 존재를 발견했다고 했다. 남편은 아내가 아이들을 키우며 집을 지켜준 것만으로도 고마워했다. 아내는 남편이 '나의 영혼의 반쪽'임을 절실하게 느꼈다. 두 사람은 그때 매우 단순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깨달았다. 그것은 둘이 같이 있다는 이 사실이 가장 좋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변화가 왔다. "서로에 대한 칭찬이 일상화됐어요. 서로 바라보는 눈이 따뜻한데, 젊은 시절처럼 달콤한 느낌은 가셨어도 진한 정은 더 느껴요. 앞으로 살아갈 날들의 모습도 잘 보여요." 부인 박씨의 말이다. "ME주말에 참여하면 무언가 영적인 힘이 부부 사이를 다시 묶어준다는 느낌을 받아요. 사람 사이의 만남과 서로 왜 의지해야 하는지를 배우게 됩니다." 남편 김씨의 말이다. 두 사람은 87년부터 지도부부로 나서 부부 간 대화를 이끌고 있다. "한 번은 70대 부부가 참여했어요. ME를 경험한 자녀의 권유로 오셨지요. 할아버지가 할머니의 손을 잡으니까 할머니가 우시더군요. 결혼 후 처음 잡혀보는 손이라면서요 " 글=이헌익 문화담당기자 <leehi@joongang.co.kr> 사진=최정동 기자 <choijd@joongang.co.kr>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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