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교 · 순교자 · 교부
성 이냐시오
(Ignatius)
이그나티오 · 이그나티우스 · 이냐시우스
성 이그나티우스(또는 이냐시오)는 초대교회의 사도 교부이자 순교자로서 일명 ‘테오포로스’(Theophoros, ‘하느님을 모시고 다니는 사람’이란 뜻)라고 불리는데, 그의 생애에 대해 알려진 것은 별로 없다.
아마도 그는 35년경에 시리아의 안티오키아(오늘날 튀르키예 남부 지중해 연안의 안타키아[Antakya])에서 태어난 듯하며, 사도 성 요한(Joannes, 12월 27일)의 제자였음이 분명하고, 그리스도교로 개종한 사람이다.
에우세비우스(Eusebius)의 “교회사”(Historia Ecclesiastica)에 따르면, 그는 사도 성 베드로(Petrus, 6월 29일)와 성 바오로(Paulus, 6월 29일)가 세운 시리아의 안티오키아 교회에서 사도 성 베드로의 뒤를 이어 제2대 또는 제3대 주교로 임명되고 축성되었다고 한다.
당시 안티오키아는 이탈리아의 로마(Roma)와 이집트의 알렉산드리아(Alexandria)에 이어 로마 제국 내에서 세 번째로 큰 도시였다.
그리고 안티오키아 교회는 신자들이 처음으로 ‘그리스도인’이라 불린 곳이며(사도 11,26), 사도 성 바오로와 성 바르나바(Barnabas, 6월 11일)의 이방인을 향한 선교 여행의 출발지이자 중심지였다.
특히 예루살렘이 멸망한 후에는 초대교회 안에서 로마 교회와 함께 교회를 떠받치고 있던 곳이 안티오키아 교회였다.
따라서 약 40여 년 동안 안티오키아 교회를 위해 헌신하던 성 이냐시오 주교가 트라야누스 황제(98~117년 재위)의 그리스도교 박해 때 체포되어 재판을 받고 로마로 압송된다는 사실은 전 교회의 큰 슬픔이었다.
그는 10명의 군인에 의해 육로와 배를 이용해 소아시아 연안을 따라 그리스를 통과해 로마로 호송되었다.
그 과정에서 그는 머무는 도시마다 그를 위로하기 위해 몰래 찾아온 신자들에게 그리스도와 일치하고 사도적 전통에 충실할 것을 설교하고 권고했다.
마케도니아의 네아폴리스(Neapolis)에 와서는 나중에 같이 순교하게 될 성 조시모(Zosimus)와 성 루포(Rufus)가 그와 합류하였다.
로마로 압송되는 과정 중에 그는 모두 일곱 개의 편지를 썼는데, 이는 ‘그리스도교 문헌학의 진주’라고 불릴 정도로 그 내용이 풍부하고 가치가 높다.
특히 신학적으로 교회, 결혼, 삼위일체, 강생, 구속 그리고 성체성사에 관한 그의 교육적인 편지들은 초기 그리스도교 저서 가운데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역사적 문헌들이다.
성 이냐시오는 여섯 개의 편지는 교회 공동체에 그리고 한 개의 편지는 스미르나(Smyrna)의 주교인 성 폴리카르포(Polycarpus, 2월 23일)에게 보냈다.
성 폴리카르포 주교에게 보낸 편지에서 그는 선배 주교로서 후배 주교에게 사목자로서 지녀야 할 자세와 덕에 관해 설명하였고, 로마 교회에 보낸 편지 외에 다른 다섯 교회 공동체에 보낸 편지에서는 그리스도 안에서 일치하고, 주교에게 순명하며, 이단에 빠지지 않도록 조심하라는 권고를 담았다.
그러면서 그는 그리스도 교회 공동체를 일컬어 처음으로 ‘가톨릭교회’라는 이름을 사용했다.
로마 교회에 보낸 편지에서 그는 순교지로 가는 여정 중에 자신의 신앙과 주님께 대한 사랑을 감동적으로 전해주었다.
그는 여기서 자신의 순교와 성체성사를 긴밀히 연결하였다. “나는 모든 교회에 편지를 쓰면서 여러분이 방해만 하지 않으면 내가 하느님을 위해 기꺼이 죽으러 간다고 모두에게 알렸습니다.
나의 간청입니다.
불필요한 호의를 나에게 베풀지 마십시오.
나를 맹수의 먹이가 되게 버려두십시오.
나는 그것을 통해서 하느님께 갈 수 있는 것입니다.
나는 하느님의 밀알입니다.
나는 맹수의 이에 갈려서 그리스도의 깨끗한 빵이 될 것입니다.
이 맹수라는 도구를 통해서 내가 하느님께 봉헌된 희생 제물이 될 수 있도록 그리스도께 기도하십시오.”(4,1-2) 또한 그는 같은 편지에서 순교의 고통을 영원한 생명을 위한 ‘출산’으로 표현했다.
해산의 고통을 통해 새 생명이 태어나듯이, 순교의 고통을 통해 하느님 안에서 새로 태어나 부활의 기쁨을 얻게 된다는 것이다.
그래서 교회는 그의 믿음에 따라 그리스도인이 순교한 날을 ‘천상 탄일’(dies natalis)로 부르며, 순교한 날을 축일로 정하는 전통을 갖게 되었다.
안티오키아를 출발해 스미르나, 트로아스(Troas), 네아폴리스, 브린디시(Brindisi) 등을 거쳐 아피아 가도(Via Appia)를 통해 로마로 압송된 성 이냐시오는 교회사학자 에우세비우스에 따르면 107년에 로마의 원형 극장에서 맹수형을 받고 사자의 밥이 되어 장렬히 순교했다고 한다.
그로써 그는 성체 안에 계시는 그리스도와 완전히 일치하여 하느님 안에서 새로 태어나 부활의 기쁨을 누리는 ‘천상 탄일’을 맞이했다.
하지만 성 이냐시오가 순교한 시기는 에우세비우스 외에 다른 학자들의 기록에서 2세기 중엽까지 다양하게 나타나고 있다.
또한 순교한 날도 정확한 기록이 없어 다양한 날에 축일을 기념해왔다.
아무튼 성 이냐시오는 자신이 원하던 대로 사자의 밥이 되어 맹수들을 자신의 무덤으로 삼고자 했으나 신자들이 남은 유해 일부를 모아 안티오키아로 옮겨 안장했고, 7세기에 사라센인들의 안티오키아를 침략했을 때 유해를 다시 로마로 옮겨서 산 클레멘테 알 라테라노 대성당(Basilica di San Clemente al Laterano)에 모셨다.
성 이냐시오가 순교한 정확한 날을 알 수 없기 때문에 그의 축일은 다양한 날에 기념되었다.
그의 고향인 안티오키아에서는 10월 17일에, 가톨릭교회에서는 12세기부터 1969년 로마 보편 전례력 개정 전까지 2월 1일에, 동방 정교회에서는 순교한 날로 추정하는 12월 20일에 축일을 지냈다.
그래서 옛 “로마 순교록”은 2월 1일 목록에서 사도 성 베드로에 이어 안티오키아 교회의 주교가 된 성 이냐시오 순교자의 탄생일로, 그는 트라야누스 황제의 박해 때 로마로 압송되어 원로원 앞에서 끔찍한 고문을 당한 후 맹수형에 처해져 사자들의 이빨에 갈려 그리스도교께 자신을 제물로 바쳤다고 전해 주었다. 1969년 전례력 개정 이후 가톨릭교회는 그가 죄수의 몸으로 압송되어 로마에 도착한 날로 알려진 10월 17일을 축일로 기념하고 있다.
그래서 2001년 개정 발행되어 2004년 일부 수정 및 추가한 “로마 순교록”도 10월 17일 목록에서 사도 성 요한의 제자로 사도 성 베드로 다음으로 안티오키아 교회의 제2대 주교이자 순교자인 성 이냐시오를 기념하는데, 그가 107년 트라야누스 황제 치하에서 로마로 이송되어 맹수형을 받고 영광스러운 순교를 맞았다고 했다.
그리고 그가 로마로 가는 도중 표범처럼 사나운 경비병들의 공격을 받으면서도 여러 교회에 일곱 통의 편지를 써서 형제들에게 주교와 함께 하느님을 섬기고 그리스도를 위한 희생 제물이 되려는 자신을 막지 말라고 권했다고 기록하였다.♣
출처 (7건)
- 김정진 편역, 가톨릭 성인전(하) - '안티오키아의 성 이냐시오 주교 순교자', 서울(가톨릭출판사), 2004년, 302-306쪽.
- 성 이냐시오 저, 박미경 역주, 이냐시오스 - 일곱편지(교부문헌총서13), 왜관(분도출판사), 2000년.
- 야코부스 데 보라지네 저, 변우찬 역, 황금 전설 : 성인들의 이야기 - '성 이냐시오', 서울(일파소), 2023년, 226-229쪽.
- 지그마르 되프 · 빌헬름 게어링스 편, 한국교부학연구회 하성수 · 노성기 · 최원호 역, 교부학 사전 – 이그나티우스(안티오키아의), 강원도 횡성군(한국성토마스연구소), 2022년, 845-849쪽.
- 페르디난트 홀뵉 저, 이숙희 역, 성체의 삶을 위한 성체와 성인들 - '안티오키아의 이냐시오 성인', 서울(성요셉출판사), 2000년, 36-37쪽.
- 한국가톨릭대사전편찬위원회 편, 한국가톨릭대사전 제9권 - '이냐시오, 안티오키아의', 서울(한국교회사연구소), 2002년, 6942-6945쪽.
- L. 폴리 저, 이성배 역, 매일의 성인, '안티오키아의 성이냐시오 주교 순교자', 서울(성바오로), 2002년, 265-266쪽.
가톨릭 용어 안내
성인(성녀)
순교자나 거룩하게 살다 죽은 이 가운데 훌륭한 덕행과 모범이 인정되어 공식적으로 성인품에 오른 사람. 넓게는 거룩한 사람, 곧 하늘나라(천국)에 간 모든 사람을 일컫기도 합니다.
대천사
하느님의 특별한 사명을 전달하기 위하여 파견된 천사를 뜻하며, 미카엘, 가브리엘, 라파엘 대천사가 있습니다.
복자(복녀)
가톨릭 교회가 시복(諡福)을 통해 신자들의 공경의 대상으로 공식 선포한 사람. 남자는 복자, 여자는 복녀라 합니다. 복자가 시성(諡聖)되면 성인(여자는 성녀)이 됩니다.
세례명
가톨릭 신자들이 세례 때 받는 이름. 좋아하는 성인의 이름을 골라 정하며, 일생 동안 그 성인을 수호자로 공경하며 그 덕행을 본받으려 애씁니다. 흔히 본명(本名)이라고도 합니다.
영명축일
가톨릭 신자가 자신의 세례명으로 택한 수호 성인의 축일. 대개 그 성인이 선종한 날이 축일이 됩니다.
성인 자료 출처: 가톨릭 인터넷 굿뉴스 · catholic.or.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