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동문회 발기취지] 발기위원 대표 박종택(베드로)

한진호

2006. 11. 10. 오전 12:35:48

[총동문회 발기취지]

 

새시대 새일꾼 

                                                                               발기위원 대표 박종택(베드로)

 

“수확할 것은 많은데 일꾼은 적다. 그러니 수확할 밭의 주인님께 일꾼들을 보내 주십사고 청하여라”(마태 9.37-38)

 

             누렇게 물든 나뭇잎이 소슬한 바람에 낙엽이 되어 거리에 쏟아집니다. 낙엽은 곧잘 우리의 일상을 멈추고 지난날을 회상케 합니다. 깊어가는 이 가을에 봄에 뿌린 씨앗을 생각하며 추수를 가늠해 보는 것도 의미 있는 일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내후년이면 교리신학원이 창설된 지 50주년이 됩니다. 그 동안 교리신학원은 명실상부한 최고의 수도자-평신도 신앙교육기관으로 성장해왔으며, 수많은 선교사와 교리교사를 배출하였습니다. 추수할 것은 많은데 일꾼이 적다고 하신 예수님의 부르심에 응답하여 많은 동문들이 사회 각 분야에서 복음화의 일꾼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시기에 총동문회 발족의 필요성을 지적해주신 이기락 원장신부님의 언급은 매우 적절했다고 생각합니다.

 

             오랫동안 우리 동문들은 총동문회 결성을 희망해왔습니다. 졸업생들은 선교사로서, 교리교사로서 양성되어 선교현장에서 봉사하기를 원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소정의 교육을 마치고도 선교현장에 파견되지 못하고, 선교현장도 우리를 쉽게 받아들이려 하지 않았습니다. 우리의 사기는 저하되었고 활동은 위축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것은 교육양성만을 담당하고 있는 학교와 선교현장을 담당하는 기관이 분리되어 있는 구조적 문제에 기인하므로 쉽게 해결될 수 있는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이 문제는 언젠가는 반드시 해결되어야 할 중요한 사안입니다. 왜냐하면 선교현장에서는 많은 협력자를 필요로 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애써 양성해 놓은 인재들이 활용되지 못한다는 것은 큰 손실이 아닐 수 없기 때문입니다.

 

             이제 우리는 문제가 어디에 있는지를 알기 위해서 그 핵심을 잘 파악해야 합니다. 선교의 협력자는 신학지식을 가진 것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오히려 인품의 문제가 더중요할 수 있습니다. 선교현장은 성실성과 원만한 인간관계로 사랑의 공동체를 능숙하게 이뤄낼 수 있는 성숙한 인격을 갖춘 사람으로서 신학적 지식과 깊은 영성의 소유자를 필요로 합니다. 현장의 사목자들은 이 같은 자격을 갖춘 마땅한 협력자를 구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반면에 협력자로서 일하고 싶어 하는 동문들은 자신의 존재를 인정해 주지 않는 사목자들을 바라만보고 있는 실정입니다. 이를 매개해 줄 사람도, 조직도, 제도도 갖추어져 있지 않습니다.

 

             동문 여러분! 이런 상황에서 우리가 어떻게 해야 하겠습니까?  우리는 스스로 우리의 단합된 힘과 선교의 협력자로서의 능력과 자질을 드러내야 합니다. 하느님께서 보시기에 좋은 동문공동체를 만들어, 그 속에서 우리가 지니고 있는 모든 역량을 보여줘야 합니다. 또 동문들 간의 인적 네트워크를 형성하여 서로 교류하며 정보를 공유하고, 연대와 협력체제를 갖추어 각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는 동문들의 모습을 조직적이고 체계적으로 알려야 합니다. 선교현장에 적응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우기 위해 우리 스스로 학교와 연대하여 끊임없이 노력하는 동문공동체의 모습을 보여줘야 합니다. 이런 노력과 더불어 협력자를 필요로 하는 사목자들에게 필요한 인력을 공급하고, 선교현장에 파견된 동문들이 맡겨진 직분을 훌륭히 수행할 수 있도록 공동의 책임감을 갖고 조직적으로 지원해야 합니다. 물론 잘못되었을 경우에는 책임을 질 줄 아는 모습도 보여주어야 합니다. 이러한 노력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질 때 우리 동문공동체는 선교를 총괄하는 교구 조직으로부터 신뢰를 얻게 되고, 점진적으로 교구 선교조직의 핵심 지원조직으로 변모되어 갈수 있을 것입니다.

 

             동문 여러분!  우리는 그 어느 때보다도 평신도사도직의 중요성이 강조되는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사람들의 생활수준과 교육수준이 높아지고 개인의 권리가 눈에 띄게 신장된 오늘날, 사람들의 사고방식과 생활양식도 크게 변화하고 있습니다. 신자들의 의식구조에도 큰 변화가 생기고 있습니다. 신자들은 자신이 단순히 하나의 사목대상이 아니라 사목의 한 주체가 되기를 바랍니다. 또한 사목자와의 인격적인 만남을 통해 삶의 현장에서 직접 부딪치는 매우 개별적인 문제들에 관해서도 의논하고 싶어 합니다. 그러나 수천 명의 신자를 한 명의 사제가 감당하기에는 역부족이므로 다수의 협력자가 필요한 것입니다. 분명히 종전과는 사뭇 다른 사목환경의 새로운 시대가 오고 있으며, 이러한 시대에 적응할 새로운 하느님의 일꾼이 필요한 때입니다. 새시대의 새일꾼! 저는 이것을 우리 동문회의 비전으로 제시하고 싶습니다.

 

             워낙 다양한 사람들의 모임이고, 부정적인 시선으로 보는 분들도 있어 결코 쉽지만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추수할 것은 많으나 일꾼이 적다”고 하시는 예수님의 말씀을 생각하며, 응답하는 마음으로 기꺼이 동참해 주리라 믿습니다. 동문들의 단합된 모습은 모든 난관을 이겨낼 용기와 지혜를 줄 것입니다. 교회의 참모습을 닮은 아름다운 공동체를 결성하는 일! 그것이 우리의 원대한 꿈을 실현하는 시작의 첫걸음입니다.  비록 적은 힘이라도 우리가 하나가 될 때 주님께서 우리와 함께 하실 것이며, 그리하여 주님이 바라시는 바를 이뤄낼 수 있을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끝]